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새로운 신조어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최근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SNS 등에서만 쓰이던 용어들이 현실에서도 많이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 뜻이 변질되거나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쓰이는 경우도 많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인터넷 댓글에서 특히 많이 쓰는 단어로 최근에는 현실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어그로 뜻'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어그로라는 단어는 최소 20년 이상 된 단어로 신조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한 단어입니다.
어그로 뜻, 그 기원은 게임이다?
먼저 어그로(Aggro) 뜻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일단 최근에 쓰이는 용법으로서 '어그로 뜻'은 관심을 끌기 위해 자극적인 행동이나 글을 올리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로 "어그로를 끈다" 형태로 많이 사용되며, 어그로를 어글이라고 줄여서 표현하기도 합니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관심병자, 분탕종자 등이 있습니다.
화남, 악오름을 뜻하는 Aggravation 혹은 공격성을 뜻하는 Aggression에서 파생된 어그로는 원래 게임에서 사용되는 용어였습니다. (사실 더 파고들자면 1960년대부터 영국의 속어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더 예전부터 어그로라는 용어를 쓰는 게임이 많았지만, 2004년에 출시한 블리자드사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일명 와우(WOW)가 전 세계적으로 히트를 하면서 어그로라는 단어가 대중화되었습니다.
여기서부터 게임에서 사용되는 어그로의 뜻을 풀었습니다. 쓰다 보니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 단락까지 보실 분만 보시면 됩니다.
게임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는 기본적으로 몬스터를 잡는 게임입니다. 수십 명의 사람이 하나의 팀(파티 party)을 이루어 각자의 역할(게임상의 직업)에 맞춰서 하나의 대형 보스 몬스터를 잡는 '레이드(raid)'라는 시스템으로 유명합니다.
레이드를 할 때 수십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팀을 이루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몬스터의 주의(관심)를 끌면서 공격을 맞아주는 직업이 있습니다. 게임 용어로 이 직업을 탱커(Tanker)라고 부르며, 탱커들의 특화된 기술 중에는 몬스터의 관심을 자신에게 돌리는 기술이 있습니다. 이런 기술들을 통칭해서 '도발'류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게임 상의 몬스터는 자신에게 가장 많은 피해를 주는 유저를 공격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일명 어그로 수치라고 부르는데, 몬스터에게 많은 피해를 주는 딜러(공격하는 캐릭터)가 어그로 수치가 높은 경우가 많아서 먼저 공격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실제 게임상에서 어그로 수치는 매우 복잡하게 계산됩니다)
딜러는 방어력보다 공격력이 좋기 때문에 몬스터의 공격을 오래 버틸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방어력이 좋은 탱커가 딜러 대신 맞아야 합니다. 이때 탱커는 몬스터에게 딜러를 때리지 말고 나(탱커)를 때리라고 도발류 기술을 사용합니다. 그러면 몬스터는 자신에게 도발 기술을 사용한 탱커를 보고 공격을 하게 됩니다.
제가 게임을 좋아하다 보니 조금 전문적으로 이야기를 드렸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몬스터는 자신이 공격하고 싶은 캐릭터를 수치화하는데, 그 수치를 어그로 수치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어그로 수치가 가장 높은 캐릭터를 우선 공격하는 것입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미움 수치라고 부르면 될까요? 영어에서 온 단어라서 완전하게 번역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아래와 같은 뉘앙스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몬스터가 자신을 많이 때리는 딜러를 공격한다 = 딜러에게 어그로가 쏠렸다
- 몬스터가 탱커를 공격하기 시작한다 = 탱커가 어그로를 잡았다
- 몬스터에게 공격 안 받게 조심해라 = 몬스터 어그로 끌지 마라
어그로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해당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서 금기시되는 내용을 일부러 등록하여 댓글에서 키보드 배틀이 일어나게끔 하는 사람들을 '어그로꾼'이라고 표현합니다. "어그로(꾼)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 등으로 무관심으로 대응하자고 서로 댓글 달기는 하지만, 절제가 잘 안되기 때문에 어그로꾼이 등장하면 한동안 커뮤니티는 시끄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 얄미운 어그로꾼의 경우 논란거리가 될만한 글이나 댓글을 작성한 후, 자신은 쏙 빠져 버리고 다른 사람들의 찬반 토론 혹은 키보드 배틀을 구경하는 일을 상습적으로 합니다. 이들은 논쟁거리를 잘 찾아와서 다른 이들에게 던져놓고 부추기는 행동도 잘해서 각 커뮤니티마다 대표적인 악질 어그로꾼이 존재하곤 합니다.
또한 '제목 어그로'라고 해서 게시글이나 유튜브 영상 등의 제목과 내용이 다른 경우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제목으로 어그로(주의)를 많이 끌어서 클릭하게 만들었지만, 실제 내용과 제목이 많이 달라서 실망, 분노하게 만드는 영상이나 게시글에 사용되는 용법으로 비슷한 의미로 '낚시'라는 단어가 쓰입니다.
최근에는 어그로라는 단어가 현실에서도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공간에서 유독 눈에 띄는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뒤에서 "쟤 너무 어그로 끄네" 식으로 이야기합니다. 친구들과 다툴 때도 어그로 끌지 마라고 경고하기도 합니다. 즉 부정적인 의미로 다른 사람의 주의나 관심을 끄는 행동을 어그로라고 표현하고, 그런 사람을 어그로꾼이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어그로(공격적인 관심)를 잘 끄는 사람을 대단한 마케터로 여기기도 합니다. 사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사람의 시선을 끄는 능력은 대단한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그로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사용되니 실제 생활에서 사용하실 때 조금 더 주의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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